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를 겪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20대 여성 환자의 증가율이 가장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5~2019년간 PTSD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환자 수는 7268명에서 1만570명으로 45.4%(연평균 9.9%) 증가했다.
동일기간 환자 1인당 입원진료비는 285만원에서 385만원으로 연평균 8% 늘었고, 외래 역시 26만원에서 36만원으로 연평균 8.2% 수준의 인상이 있었다. 다만, 약국은 20만원에서 22만원으로 연평균 2% 증가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20대 환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또 남자보다 여자 환자가 취약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보면, 20대 환자(2349명, 22.2%)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 50대(1690명, 16.0%), 30대(1677명, 15.9%) 순으로 나타났다.
여자는 20대가 1,493명(23.3%)으로 가장 많이 진료를 받았고, 30대(1,097명, 17.1%), 50대(988명, 15.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여자 환자는 2015년 2720명에서 2019년 1493명으로 2.1배가 늘었다.
남자의 경우도 20대가 환자가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50대, 10대 이하 순으로 조사됐다.
박재섭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PTSD를 앓고 있는 20대가 많은 이유는 사회적으로 젊은 성인들이 질환의 원인이 될 정도의 심각한 외상적 사건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 문화권에서도 남자보다 여자에서 더 흔한 질환으로 알려졌다. 대인 관계에서의 물리적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여성 호르몬과 같은 생물학적 차이가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PTSD 치료는 정서적 조절과 안정을 돕는 ‘안정화’로 시작한다. 외상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을 설명하고, 환자의 반응이 정상적이며 자연스러운 것임을 강조하고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어 증상을 유발하는 요인을 찾고 요인별로 대처 방법을 함께 찾는다. 시각적, 청각적, 신체적 감각을 이용해 외상 경험에 대한 기억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착지연습, 상징적인 마음의 이미지를 이용해 불편한 생각, 감정, 감각을 조절하는 봉인연습 등을 같이 하게 된다.
일부 환자에서는 안정화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회복된다고 알려져 있다. 안정화가 잘 이뤄진 다음에도 증상이 지속되고 있는 경우에는 노출치료, 인지처리치료를 포함한 인지행동치료나 정신역동적치료,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EMDR)와 같은 치료를 해볼 수 있다.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 약물 등 다양한 약물들도 치료에 효과가 있다. 증상이 매우 심각한 경우나, 자살이나 폭력의 가능성이 큰 경우에는 입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박재섭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정신질환이라는 사회적 낙인(stigma)를 없애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PTSD환자가 사회와 재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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